1983년 월드 시리즈
1. 개요
1983년 10월 11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 사이의 월드 시리즈. 볼티모어가 4승 1패로 필리스를 누르고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한다. 여담으로 볼티모어와 필라델피아는 도로명 I-95로 연결됐기 때문에 I-95 시리즈라는 별명이 붙은 시리즈이기도 하다.
2. 양팀 상황
2.1. 1983년 볼티모어 오리올스
1968년부터 16년 동안 볼티모어를 지도해왔으며 영광의 70년대를 이끈 명장 얼 위버가 1982 시즌을 끝으로 물러나고 조 알토벨리가 새로운 감독으로 등장한다. 그렇지만 위버가 남겨준 에디 머레이와 칼 립켄 주니어를 중심으로 한 타선은 리그 최강이었다.[1] 투수진 역시 나쁘지 않아서 스캇 맥그레고어, 마이크 바디커, 스톰 데이비스로 이어지는 원투쓰리 펀치는 47승을 합작해내었다. 한 가지 아쉽다면 레전드 짐 파머가 부상으로 골골대서 제활약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지만, 파머 없이도 오리올스는 강했고 98승 64패로 아메리카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한 뒤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ALCS에서 누르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한다.
2.2. 1983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평균 나이 32세의 베테랑들로 구성된 단단한 팀으로, 당시 팀내 선수단에 피트 로즈, 조 모건, 토니 페레즈 등 신시내티 레즈의 70년대 황금기를 이끈 빅 레드 머신 주전 멤버들이 포진해 있어 '''빅 그레이 머신(Big grey machine)'''이란 별명이 붙기도 했다.(다만 이 별명은 그렇게 유명하진 않다)
1980년 월드시리즈 우승의 영광을 함께 한 스티브 칼튼과 마이크 슈미트는 건재했고, 19승을 기록한 존 데니와 8승 25세이브를 기록한 마무리 알 홀란드가 이들을 뒷받침했다. 그래도 칼튼과 슈미트의 캐리에 힘입어 라이벌 피츠버그 파이리츠를 넉넉히 6게임 차로 제기고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했으며, 플레이오프에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꺾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데 성공한다.
3. 진행
3.1. 1차전
양 팀의 실질적 에이스였던 존 데니와 스캇 맥그레고어의 맞대결. 오리올스는 1회말 존 데니에게 솔로홈런을 쳐내면서 기선을 제압하지만 추가점을 내는데는 실패하고 경기는 투수전 양상으로 이어진다. 6회초 필리스의 조 모건이 맥그레고어를 상대로 동점 솔로 홈런을 쳐낸데 이어 게리 매덕스가 8회초 맥그레고어에게 역전 솔로 홈런을 쳐내면서 경기는 2-1로 역전. 이후 마무리 알 홀란드가 경기를 끝내면서 서전은 필라델피아의 승리로 끝나게 된다.
여담이지만 볼티모어 팬들은 "클리닝 타임 도중에 레이건이 뜬금없이 인터뷰 한다고 끼어드는 바람에 경기가 연기돼서 맥그레고어 어깨가 식었다능"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고 한다.
3.2. 2차전
오리올스는 2선발이자 ALCS MVP였던 마이크 바디커를 출격시켰고 3피안타 1실점으로 팬들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한다. 사실 필리스가 4회초 희생타로 선취점을 냈지만 5회말 오리올스가 곧바로 존 로웬슈타인의 솔로 홈런과 릭 뎀프시의 2타점 적시타로 경기를 3-1로 뒤집었고, 칼 립켄 주니어가 7회말 1타점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시리즈는 동률을 이룬채 양 팀은 필라델피아로 이동한다. 여담이지만 이 때가 현재까지 볼티모어가 홈에서 치룬 마지막 월드시리즈 경기.
3.3. 3차전
스티브 칼튼과 마이크 플래너건 간의 맞대결. 이미 300승을 기록하며 레전드 반열에 오른 칼튼이 5회까지 오리올스 타선을 무실점으로 묶은데 반해 플래너건은 2,3회 연속으로 솔로 홈런을 허용하면서 칼튼의 판정승으로 경기가 기울어지나 싶었는데.... 6회부터 반전이 시작된다. 6회 댄 포드의 솔로 홈런으로 한 점을 볼티모어가 추격한다. 이어진 6회말 필리스는 2사 2루의 찬스를 잡는데.. 하필 문제는 타순이 스티브 칼튼이었다는 점. 고민끝에 필리스는 칼튼을 교체하지 않고, 폭풍삼진으로 이닝 교체. 그리고 흐름을 탄 오리올스는 7회초 상대의 실책을 곁들여 2점을 내면서 경기를 역전한다. 그리고 오리올스의 마운드에는 또다른 레전드 짐 파머가 오른다. 정규시즌에서는 부상으로 인해 노쇠화가 뚜렷했던 파머였지만 노익장을 과시하며 역투를 펼쳤고 귀중한 승리를 팀에게 안겨줄 수 있었다.
3.4. 4차전
4회초 오리올스가 두 점을 먼저 내면서 앞서갔지만 필리스는 곧바로 4회말과 5회말 1,2점을 내면서 경기를 뒤집는다. 6회 1사 만루의 찬스에서 켄 싱글턴이 대타로 등장하고 밀어내기로 경기는 원점. 이어 희생타로 볼티모어는 재역전에 성공했고 이후 양 팀이 한점씩 점수를 주고 받으면서 경기는 5-4 오리올스의 승리로 끝났다. 오리올스는 적지에서 2연승에 성공하며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매우 유리한 고지에 오르게 된다.
3.5. 5차전
경기 전 해프닝이 있었다. 원래 이 날은 필라델피아 이글스와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경기일로 예정되어 있었던 것. 베테랑 스타디움은 야구 전용 경기장이 아니라 미식축구 경기장도 겸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두 경기가 동시에 치뤄질 수 없었고 논의끝에 필라델피아 이글스는 댈러스에 가서 경기를 치루게 됐다.[2]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긴 볼티모어였지만 고민거리가 있었으니 바로 주축타자 에디 머레이와 칼 립켄 주니어가 시리즈 내내 1할대의 빈타에 허덕이며 단 1타점만을 합작 했다는 것. 하지만 시리즈의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었던 5차전에서 마침내 머레이가 대폭발을 일으킨다. 홈런 두 개를 포함 3타점을 기록한 것. 반면 4차전까지 16타수 1안타로 부진했던 필리스의 주포 슈미트는 이 날도 부진했고 필리건들에게 폭풍 야유를 당한다. 시리즈 MVP였던 릭 뎀프시는 이 날도 홈런 하나를 포함 2타점을 기록하며 필리스 투수진을 괴롭힌다. 볼티모어의 선발이었던 맥그레고어는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1차전에서 2실점 호투를 펼치고도 패배를 기록했던 것에 대한 설욕을 제대로 펼친다.
[1] 머레이와 립켄은 이 시즌 MVP를 두고도 경쟁을 했다. 결과는 립켄의 승리.[2] 둘은 같은 디비전에 있어서 한 시즌에 경기를 두 번 치뤘고 원래는 필라델피아에서 먼저 경기를 치루고 시즌 말미에 댈러스에서 경기를 치루게 예정됐지만 그 순서를 바꿔버렸던 것.